에스테르곰(Esztergom): 헝가리의 성스러운 도시
헝가리 역사의 심장부, 에스테르곰은 단순한 관광지가 아닌, 헝가리의 영혼이 깃든 곳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천년의 역사를 품은 도시
에스테르곰은 헝가리의 첫 번째 왕인 성 이슈트반(St István)이 서기 1000년 크리스마스에 왕관을 쓴 곳입니다. 그러나 250년 후 몽골의 침략으로 거의 완전히 파괴되었죠. 하지만 헝가리인들의 끈기와 열정으로 18-19세기에 걸쳐 도시는 점차 재건되었습니다.
오늘날 에스테르곰은 여전히 헝가리에서 가장 신성한 도시로 여겨지며, 헝가리 대주교의 자리가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거대한 바실리카(Basilica)가 도시를 압도하고 있지만, 에스테르곰에는 그 외에도 볼거리가 많답니다.
왕궁과 성 박물관: 헝가리의 오래된 보물
바르(Vár)와 바르무제움(Vármúzeum)으로 불리는 왕궁과 성 박물관은 헝가리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중 하나입니다. 남쪽 벽은 10세기로 거슬러 올라가니, 말 그대로 천년의 역사를 직접 만날 수 있는 셈이죠.
1256년부터 에스테르곰 대주교들의 궁전으로 사용되었고, 터키의 침략 전까지 계속해서 개선되었습니다. 터키군에 의해 약탈당했지만, 많은 부분이 남아있어 오늘날 성 박물관으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12세기의 왕실 예배당에는 원래의 장미 창문과 13세기 사도들의 초상화가 남아있어, 중세 시대로의 타임슬립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마차시(Matyas) 왕의 교사 서재가 있었다는 점인데요. 현재는 공사 중이라 관람이 불가능하지만, 언젠가 다시 개방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비지바로슈(Víziváros): 바로크의 향연
'물의 도시'라는 뜻의 비지바로슈는 주로 바로크 양식의 건물들, 좁은 거리, 단층 주택들과 아담한 정원들로 이루어진 지역입니다. 18세기 초 터키군이 물러간 후 에스테르곰이 재건되면서 발전한 곳이죠.
비지바로슈 교구 교회는 1728년 예수회 신부들에 의해 축성되었는데, 둥근 정면과 높은 중앙 통로가 당시의 바로크 건축을 완벽하게 보여줍니다. 재미있는 점은 쌍둥이 첨탑이 한참 후인 19세기 중반에 추가되었다는 거예요. 안타깝게도 바로크 양식의 내부는 제2차 세계대전 중 파괴되어 아직 복원되지 않았습니다.
교회 앞의 동상은 1740년에 세워졌는데요, 흑사병에서 살아남은 에스테르곰 사람들이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세웠다고 합니다.
기독교 박물관: 헝가리 최고의 종교 예술 컬렉션
1882년에 완공된 네오 르네상스 양식의 궁전에는 헝가리의 로마 가톨릭 수장이었던 야노시 시모르(János Simor)가 거주했습니다. 그는 즉시 궁전과 그의 방대한 그림 컬렉션을 대중에게 공개했는데, 이탈리아 초기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도 포함되어 있었죠.
1924년부터 전문 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는 헝가리에서 가장 훌륭한 교회 예술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특히 1480년경의 '가람센트베네데크의 주님의 관'은 꼭 봐야 할 작품입니다. 조각된 인물들로 장식되어 있고, 지금도 부활절 행렬에 사용된다고 하네요. 재미있는 점은 이 관에 실제 유해가 들어있지 않다는 것! 항상 상징적인 목적으로만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발린트 발라샤 박물관: 르네상스 시인을 기리며
1594년 터키군과 싸우다 전사한 르네상스 시인의 이름을 딴 이 박물관은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합니다. 2014년에 대대적인 개보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죠.
고고학적 유물, 18-20세기의 무기들, 선박 모델, 골동품 가구, 그리고 풍부한 도서 컬렉션 등 다양한 전시물을 볼 수 있습니다. 18세기 식기와 흥미로운 민속학적 물품들도 전시되어 있어, 헝가리의 일상 생활사를 엿볼 수 있답니다.
다뉴브 박물관: 물과 함께한 역사
에스테르곰의 역사와 발전에 있어 다뉴브 강의 역할은 매우 중요했습니다. 이 박물관은 그 중요성을 잘 보여주고 있죠. 건물 자체도 18세기 바로크 양식의 보석 같은 존재인데, 1973년까지만 해도 폐허 같았다가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박물관에는 지난 세기의 다양한 수력 장비들, 다뉴브 강의 댐 건설과 항해, 수도 공급과 정화에 관한 전시물들이 있습니다. 로마 시대부터 이어져 온 수자원 관리의 역사도 볼 수 있죠.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 있는 것은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물들인데, 말 그대로 '물'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답니다!
에스테르곰 바실리카: 헝가리의 상징
다뉴브 강 위로 높이 솟은 에스테르곰 바실리카는 밝은 파란색 돔으로 멀리서도 눈에 띕니다. 천년 전 성 이슈트반이 이곳에서 왕관을 쓴 이후로, 이 성당은 헝가리의 상징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건물은 19세기에 지어진 것으로, 1822년부터 1869년까지 무려 47년에 걸쳐 건설되었습니다. 이전에 있던 12세기의 성 아달베르트 성당은 18세기 터키군이 물러나면서 파괴되었죠.
바실리카 내부에는 티치아노의 '성모 승천'을 모사한 그림이 있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단일 캔버스 그림이라고 합니다. 원작은 베네치아에 있다고 하니, 이탈리아까지 가지 않고도 걸작을 감상할 수 있는 셈이죠.
지하 납골당에는 민트센티 추기경의 무덤이 있습니다. 그는 나치와 공산주의 정권에 모두 저항했던 인물로, 1975년 망명 중 사망했다가 1991년에 이곳에 안장되었습니다.
돔 위의 전망대에 오르면 에스테르곰과 다뉴브 강 굽이, 그리고 슬로바키아의 슈투로보까지 볼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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