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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헝가리 여행 추천, 세케슈페헤르바르(Székesfehérvár)

by ⁿ┒™¬∥▤ 2024. 7. 16.

세케슈페헤르바르: 헝가리 왕관의 고향을 탐험하다

헝가리의 심장부에 자리 잡은 세케슈페헤르바르(Székesfehérvár)는 역사의 무게를 고스란히 간직한 도시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닌, 헝가리의 정체성이 깃든 성지와도 같은 곳이죠.

왕들의 도시

897년, 마자르족의 족장 아르파드(Árpád)가 이곳에 정착하면서 세케슈페헤르바르의 역사가 시작됐습니다. 그의 증손자 게자(Géza) 공작이 972년에 성을 쌓았고, 그의 아들인 성 이슈트반(St István)이 거대한 대성당을 세웠죠. 이후 500년 동안 이곳은 헝가리의 국회 역할을 했습니다. 그야말로 헝가리의 정치와 종교의 중심지였던 셈이죠.

 

재미있는 사실은, '세케슈페헤르바르'라는 이름 자체가 '왕의 흰 성'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왕실의 권위와 순결을 상징하는 이름이죠. 현지인들은 종종 이 긴 이름 대신 '페헤르바르(Fehérvár)'라고 줄여 부르기도 합니다.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하지만 세케슈페헤르바르의 역사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1543년 오스만 제국의 침략으로 주민들이 도시를 떠나야 했고, 2차 세계대전 때는 도시의 상당 부분이 파괴되었죠. 하지만 기적적으로 역사적 중심지는 살아남았습니다. 이는 마치 헝가리의 역사와 정신 자체가 살아남은 것과 같다고 할 수 있겠네요.

도시를 거닐며 만나는 역사

1. 성 이슈트반 대성당 (St István’s Cathedral)

이 대성당은 헝가리 왕들의 대관식이 열렸던 장소입니다. 현재의 모습은 바로크 양식으로 개조된 것이지만, 그 역사적 중요성은 여전히 숨쉬고 있죠. 대성당 입구 위의 조각상들은 이슈트반, 라슬로, 임레를 나타냅니다. 이들은 모두 헝가리의 성인 왕들이에요.

2. 유적 정원 (Garden of Ruins)

한때 거대했던 왕실 대성당과 매장 예배당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유적의 윤곽을 따라가다 보면 과거의 웅장함을 상상할 수 있죠. 이곳에서 헝가리의 첫 기독교 왕인 성 이슈트반의 석관 일부가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3. 카르멜회 수도원 교회(Carmelite Monastery)

1769년에 완공된 이 교회의 내부는 그야말로 황홀합니다. 특히 천장 프레스코화는 비엔나 출신의 대가 프란츠 안톤 마울베르치(Franz Anton Maulbertsch)의 작품으로, 성모 마리아의 생애를 생생하게 그려냈죠. 재미있는 점은, 교회가 완공되기도 전인 1732년부터 이미 미사가 열렸다는 거예요. 그만큼 카르멜회 수사들이 예배 장소를 간절히 원했다는 증거겠죠?

4. 히에메르 하우스와 헤테드헤트 장난감 박물관(Hiemer-House, Hetedhét Toy Museum)

바로크-로코코 양식의 히에메르 하우스는 그 자체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건물입니다. 하지만 이곳에 있는 헤테드헤트 장난감 박물관은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합니다. 18세기부터의 인형들과 정교한 인형의 집들을 볼 수 있어요. 특히 인형의 집 안에 있는 시계들이 실제로 작동한다는 점!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죠.

5. 보리 성 (Bory Castle)

세케슈페헤르바르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바로 이 보리 성입니다. 조각가이자 건축가인 예뇌 보리(Jenő Bory)가 20년에 걸쳐 지은 이 성은 그야말로 환상의 세계 그 자체예요. 로마 포럼, 고딕 성당, 그리고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건축 양식이 뒤섞인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죠. 보리의 조각 작품들과 그의 아내 일로나 코모친(Ilona Komócsin)의 그림들로 가득한 이곳은 마치 예술의 놀이터 같습니다.

 

 

 

 

이곳은 헝가리의 정신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이에요. 돌담 하나, 거리 하나에도 수천 년의 이야기가 담겨 있죠.

현지인들은 이런 말을 합니다. "페헤르바르를 모르면 헝가리를 모른다." 과장일까요? 아니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이 도시를 걷다 보면, 여러분도 곧 그 의미를 깨닫게 될 거예요. 헝가리의 심장, 세케슈페헤르바르에서 역사의 숨결을 직접 느껴보세요!

 

마지막으로  코슈트 거리에 있는 오라야테크(Órajáték)라는 시계탑을 꼭 보세요. 봄부터 가을까지 2시간마다 종이 울리고, 후사르 복장을 한 작은 인형들이 행진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헝가리의 전통과 현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 세케슈페헤르바르의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