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텐드레: 다뉴브 강변의 예술과 역사가 살아 숨쉬는 마을
헝가리의 숨은 보석, 센텐드레(Szentendre)를 소개합니다. 부다페스트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이 아름다운 마을은 바로크 건축물, 정교회 성당, 예술 갤러리, 조약돌 거리, 그리고 다뉴브 강변의 풍경이 어우러진 그림 같은 곳이에요.
역사의 흔적을 따라서
센텐드레의 역사는 4세기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하지만 이 마을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을 형성한 것은 14세기 말과 17세기 말 두 차례에 걸쳐 이주해온 세르비아인들이었죠. 1389년 코소보 전투와 1690년 베오그라드 전투에서 패배한 후 오스만 제국을 피해 이곳으로 도망쳐 온 세르비아인들이 이 마을을 헝가리 최대의 세르비아인 정착지로 만들었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20세기 초반부터 많은 예술가들이 이 마을로 이주해 왔다는 거예요. 센텐드레의 특유의 분위기와 빛에 매료된 화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고, 지금도 여전히 예술가들의 사랑을 받는 곳이랍니다.
포 광장(퓌 테르, Fő tér): 센텐드레의 심장
마을의 중심인 포 광장은 여름이면 노점상과 거리 예술가들로 북적입니다. 광장 한가운데 있는 철제 십자가는 1763년에 세워졌는데, 흑사병의 마지막 대유행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이 세운 것이라고 해요. 이 십자가를 보면 과거 유럽을 휩쓸었던 전염병의 공포를 상상해볼 수 있겠죠?
광장의 가장 높은 건물인 블라고베슈텐스카 교회(Blagovestenska Church)는 후기 바로크 양식의 걸작입니다. 내부의 프레스코화와 화려한 이코노스타시스는 꼭 한 번 봐야 할 명소예요.
템플롬 광장(템플롬 테르, Templom tér): 중세의 중심지
포 광장에서 조금 올라가면 만나는 템플롬 광장은 중세 시대 마을의 중심이었던 곳입니다. 이곳에 있는 가톨릭 교회는 14세기에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지어졌다가 18세기에 바로크 양식으로 개조되었어요. 교회 오른쪽에 있는 해시계는 원래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귀중한 유물이랍니다.
세르비아 정교회 예술 박물관: 사라진 문화의 흔적
벨그라드 교회(파트리아르카 우트차 5)에 있는 이 박물관은 세르비아 정교회의 보물들을 보존하고 있습니다. 약 2,000점의 성화, 제의, 보물, 예술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대부분 19세기에 원래 있던 교회들이 폐쇄되면서 이곳으로 옮겨온 것들이에요. 이 컬렉션은 헝가리 세르비아인 공동체의 쇠퇴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마르지트 코바치 도자기 컬렉션: 헝가리 도예의 정수
바슈타그 죄르지 우트차 1번지에 있는 이 갤러리는 헝가리의 유명한 도예가 마르지트 코바치(1902-1977)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코바치의 작품은 초기의 성모 마리아 테마부터 후기의 페미니즘적 시각이 담긴 작품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줍니다.
헝가리 야외 박물관: 살아있는 민속 마을
센텐드레에서 4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이 박물관은 헝가리의 다섯 역사적 지역을 대표하는 마을들을 재현해 놓았습니다. 각 마을에는 집, 교회, 학교, 방앗간, 포도주 압착기, 대장간, 마구간 등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요. 특히 대평원 마을의 거대한 야외 오븐 세 개, 중부 트란스다뉴비아 마을의 길가 십자가, 바코니 지방 집들의 부싯돌 벽 등은 꼭 봐야 할 명소랍니다.
이 박물관에서는 도자기 만들기부터 와인 제조까지 전통 기술을 시연하는 장인들을 만나볼 수 있어요. 때때로 방문객들이 직접 전통 기술을 배워볼 수 있는 특별 강좌도 열린다고 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미리 확인해보세요!
센텐드레는 헝가리의 역사와 문화, 예술이 한데 어우러진 매력적인 마을입니다. 다뉴브 강변을 따라 말이 끄는 마차를 타고 석양을 감상하는 것도 잊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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