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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헝가리 여행 추천, 부다이헤지슈그(Budai-hegység)

by ⁿ┒™¬∥▤ 2024. 7. 15.

부다페스트의 숨겨진 보물

부다페스트의 서쪽에 위치한 부다이헤지슈그(Budai-hegység, 부다 언덕)는 도시의 숨은 보석과도 같은 곳입니다. 울창한 숲으로 둘러싸인 이 지역은 자연과 역사를 동시에 만끽할 수 있는 완벽한 장소죠.

교통의 역사: 톱니바퀴 철도와 의자 리프트

세일 칼만 광장(Széll Kálmán tér)에서 시작되는 여정은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나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56번 트램을 타고 가다 보면 1874년에 건설된 톱니바퀴 철도의 첫 번째 역에 도착하게 됩니다. 이 철도는 슈바브 언덕을 지나 세체니 언덕까지 이어집니다.

 

슈바브 언덕이라는 이름에는 재미있는 역사가 숨어 있어요. 합스부르크 제국 시대에 이곳에 정착한 독일계 슈바벤 사람들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합니다. 당시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복잡한 민족 구성을 엿볼 수 있는 흥미로운 대목이죠.

어린이들이 운영하는 철도, 그 뒤에 숨겨진 이야기

세체니 언덕에서 흐보시 계곡까지 이어지는 12km의 협궤 철도는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철도가 어린이들에 의해 운영된다는 거예요! 물론 기관사는 성인이지만, 나머지 직원들은 모두 아이들입니다.

 

이 전통은 사실 소비에트 시대의 영 파이오니어 운동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 공산주의 국가들에서는 어린이들에게 일찍부터 노동의 가치를 가르치고자 했죠. 지금은 그 정치적 의미는 사라졌지만, 아이들에게 책임감과 협동심을 키워주는 교육적 프로그램으로 남아있습니다. 헝가리 사람들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장소이기도 해요.

야노시 언덕: 엘리자베트 전망대의 숨겨진 이야기

야노시 언덕 정상에 우뚝 선 엘리자베트 전망대는 1910년 프리제시 슐렉이 설계한 건축물입니다. 이 전망대에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어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의 황후였던 엘리자베트(시시)를 기리기 위해 지어졌는데, 그녀는 1898년 제네바에서 암살당했습니다. 헝가리 사람들에게 특별히 사랑받았던 황후를 기억하기 위한 장소인 셈이죠.

 

전망대에서 주글리게티 우트까지 이어지는 의자 리프트는 현대적인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숲 위를 유유히 날아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이 리프트는 특히 가을에 단풍으로 물든 풍경을 감상하기에 최고입니다.

부다 언덕의 숨겨진 보물: 동굴들

부다 언덕에는 많은 동굴들이 숨어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셈뢰헤지와 팔뵐지 동굴은 꼭 방문해봐야 할 곳이에요. 이 동굴들은 수백만 년 전 온천 활동으로 형성되었습니다. 특히 팔뵐지 동굴의 '극장홀'이라 불리는 거대한 공간은 압도적인 장관을 자랑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이 동굴들이 방공호로 사용되었다는 점입니다. 당시 부다페스트 시민들의 목숨을 구한 이 동굴들은 이제 관광객들에게 지질학적 경이로움을 선사하고 있죠.

 

시간과 자연이 빚어낸 걸작

부다 언덕은 헝가리의 역사와 자연, 그리고 사람들의 이야기가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살아있는 박물관과도 같은 곳이에요. 톱니바퀴 철도를 타고 오르며 19세기 말의 분위기를 느끼고, 어린이들이 운영하는 철도에서 공산주의 시대의 흔적을 발견하고, 엘리자베트 전망대에서 비극적인 황후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동굴 속에서는 지질학적 시간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부다페스트를 방문한다면, 화려한 도심의 명소들도 좋지만 꼭 하루쯤은 부다 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겨보세요.